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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 부도사태 정리 (ft. GJC)

탐달 2022. 11. 2. 07:00

레고랜드 부도사태 정리 (ft. GJC)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에 맞춰서 개장했던 레고랜드는 오픈에 맞춰 1만여 명의 사람이 몰려 줄이 길게 늘어선 사진이 이슈가 되기도 했고 아빠, 엄마가 열심히 움직여야 하는 놀이기구와 유료 주차장 등 이슈가 정말 많은 테마파크입니다.

 

 

영국의 멀린 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레고랜드는 디즈니 랜드,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함께 세계 3대 테마파크로 불리는 아주 큰 테마파크입니다. 대한민국에 처음 생긴 글로벌 테마파크라 지어지기 전부터 사람들의 관심이 아주 많았죠. 그런데 요즘 전혀 다른 문제로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바로 개장 5개월 만에 개발사 부도가 났다는 기사 때문입니다. 25년 전 한보그룹 부도와 비교되기도 하는 레고랜드 사태를 정리해 봤습니다.

 

사진출저 - 시사IN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인 2011년 강원도는 세계 2위 테마파크 회사인 멀린 엔터테인먼트와 함께 강원도 춘천에 있는 섬 중도에 레고랜드를 짓기로 합니다. 이 섬에 레고랜드를 짓기 위해 강원도는 강원중도개발공사(GJC)를 설립합니다.

 

사진출저 - 한국일보

 

테마파크 부지를 열심히 땅을 파며 작업하던 중 영국의 스톤헨지를 뛰어넘는 청동기시대 유적이 발견됩니다.

 

이듬해 고구려 시기 만들어진 무덤을 시작으로 유물 9천 점 이상이 발견되면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역대급 유적지로 밝혀지며 결국 공사는 난황에 빠지게 됩니다. 공시는 계속해서 미뤄졌지만, 공사를 위한 사업비는 미뤄지지 않아 약정 대출액 2천여 억 원의 절반가량을 지출했습니다.

 

 

이렇게 헛돈만 나가고 있던 레고랜드 개발을 지켜보던 멀린 엔터테인먼트가 직접 사업에 뛰어들게 됩니다. 유적지를 피해 공사부지 위치를 변경하고 멀린 엔터테인먼트가 유적지 구역에 공원과 박물관을 만들기로 약속하며 공사가 다시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5년 만인 2019년에 겨우 사업을 다시 시작하게 된 강원중도개발공사(GJC)는 이미 절반을 넘게 지출해 버린 출자금만으로는 레고랜드 건설 진행이 힘들어져 2020년 투자목적의 특수회사를 따로 설립하여 2천억 원어치의 채권을 발행하여 돈을 끌어모읍니다.

 

 

최근 부도가 난 게 바로 이 채권입니다. 채권이란 정부나 기업이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투자를 목적으로 발행하는 일종의 차용 증서입니다. 이번 사건의 중심이 된 채권은 ABCP, 자금 유동화 기업어음으로 레고랜드가 앞으로 벌 돈을 담보로 투자를 받은 거죠.

 

레고랜드가 완공되고 사람이 계속 몰려와 돈을 많이 벌어 빚을 빠르게 갚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수도 있기에 강원도가 책임진다고 나서며 채권 지급보증을 섭니다.

 

 

채권은 채무능력에 따라 신용등급이 나뉘는데 지방자치단체인 강원도가 지급보증을 서게 되면서 이 채권의 신용도는 거의 지방채 급으로 높아지게 됩니다. 국내 증권사 10곳과 운용사 1곳이 강원도가 보증을 선 이 채권을 믿고 투자했는데 만기일인 지난달 29일 하루 전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기자들을 모아놓고 강원중도개발공사(GJC)의 회생신청을 발표합니다. 즉 강원도가 돈을 못 갚겠다고 한 것이죠.

 

사진출저 - 동아일보

 

강원도지사의 이 발언에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휘청입니다. 신용도 A등급이던 이 채권은 발표 다다음달 C등급으로 떨어지고 일주일 뒤엔 디폴트, 즉 채무불이행을 의미하는 D등급으로 강등되고 결국 10월 5일 최종 부도 처리됩니다.

 

강원도도 나름의 이유는 있었는데 전임 도지사가 레고랜드와 알펜시아리조트 등으로 벌여놓은 사업도 많았고 코로나로 인해 막대한 돈을 푼 탓에 강원도의 재정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방정부가 약속한 지급보증도 믿지 못하게 된 불신이 금융시장 전체에 일파만파 퍼지게 되며 국내 채권시장은 급격하게 얼어붙습니다.

일반 회사채는 물론, 한국도로공사와 과천도시공사 등의 신용도 최상등급의 공시 채도 모두 줄줄이 유찰되며 자금난이 오게 됩니다. 특히 건설사의 경우는 분양을 통해 사후적으로 그 대출을 갚는 방식의 사업인데 미분양 주택이 늘어남에 따라 자금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부도로 이어지게 됩니다.

 

 

문제가 커지자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문제가 된 채권에 대해 올해 12월 15일까지 전액 상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정부도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50조 원 플러스알파 규모로 확대하여 운영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정부가 채권 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가 50조 원 이상의 돈을 푼다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레고랜드 부도사태 정리 (ft. GJC)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경제 문제에 정치적 접근이 시장에 얼마나 큰 혼란과 심각한 파장을 일으키는지에 대해 보여준 역사에 남을 사례인 것 같습니다.